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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 여행] 광활한 초록의 하늘 아씨고원 (assy plateau)

이래오 2020. 1. 15.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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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관련된 말 중에 이런말이 있다.


거리와 아름다움은 비례한다.

 

즉, 고생해서 멀리갈수록 그 여행지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는 의미이다. 아마도 고생을 많이 한 뒤 만끽하는 감정이라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 한국인들에게 멀리 갈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가?

그리고 또 다른 말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멀리갈 수 없을 땐 높이가라.

나는 먼 곳을 갈때나 가까운 곳을 갈때나 항상 그곳에서 가장 높은 곳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예를들면 전망대나 가장 높은 건물 등...

높은 곳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단순함이 좋고, 가까이서는 거대하게만 느껴졌던 건물이나 공원들이 한없이 작게 보이기 때문에 심적안정을 가져다준다. 왜냐면 인생이 갑자기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생의 고통은 잠시 스쳐가는 것뿐이고 인간은 우주의 한낱 미물일뿐이니라.....)

특히 하늘과 가까워진다는 느낌은 언제나 강렬한 상쾌함을 가져다준다.

그렇다면 멀리 그리고 또 높이 간다면 그 여행지의 아름다움은 얼마나 근사할까?

주관적인 의견이지만 지금까지 갔던 모든 곳을 통털어 오늘 소개하려는 이곳이 나에겐 최고의 여행지였다.

도심에서 하염없이 멀어진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난 지 모를 정도로 높이 올라가야 나타나는 이 곳! 차체의 하부가 모두 긁히고 쉼없이 흔들리는 차 때문에 멀미까지 왔지만 그 모든 것을 감안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과 초록의 고원이다.

 

알마티에서 고속도로를 약 2시간정도를 달리면 고원으로 가는 도입부가 나타난다. 얼마동안은 동영상처럼 포장이 잘 된 길이 있다. (SUV차량이 아니면 올라갈 수 없다.)

 

 

그러다보면 어느순간 비포장도로가 시작된다. 두번째 동영상의 도로상태 정도만 해도 매우 양호한 편이다. 폭스바겐 티구안 차량을 타고 올라갔는데 꽤 벅찬 모습을 종종 보였다. 나중에는 아예 도로가 사라지고 바위를 넘어가는 일도 벌어졌다.

 

 

 

마의 바위구간을 지나면 조금은 안정기가 찾아온다.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지만 평평했고, 차의 흔들림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마음이 편안해진 가장 큰 이유는 눈을 뗄 수 없는 광경들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말들을 방해하는 아무런 울타리도 없고, 한 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규칙도 없이 고원을 실컷 달리고 지치면 그 자리에서 물을 마시고, 풀을 뜯는다.

하늘과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짙고 맑은 하늘의 색이 가장 아름다운 색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던 나에게 넓고 신선한 초록의 땅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듯 아씨고원의 아름다움은 시작된다.

이 곳은 흔한 이정표도 지도도 없으니 이 천문대를 찾아가면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만낄 할 수 있다. 이 천문대는 어느정도 올라가면 보이기 시작해 이정표로 사용하기에 적합했다.

드디어 도착한 아씨고원의 정상! 말보단 사진, 사진보다는 영상으로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천문대를 찾아 올라간 그곳의 경치는 대충 찍어도 작품이었다. 그냥 들판위에 주차를 해둔 것뿐이지만 이대로 광고로 내어도 부족함을 없을 것 같다.

전문가가 아닌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초록의 자연을 거침없이 달린다. 폭스바겐!

 

 

사실 이 곳이 어떨지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도착해서 고기나 구워먹고 밥이나 먹고 내려와야지 라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챙겨갔었다. 막상 도착하고 보니 불을 피우고 음식을 먹는 행위가 왜인지 죄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대자연이 보존되어 있었다. 그래도 챙겨간 것은 먹어야 했기에 쓰레기통과 불을 피운 흔적이 있는 곳에서 삼겹살 바베큐를 먹기로 했다.

고기 냄새가 하늘에까지 닿을 정도로 가까운 이곳에서 먹는 삼겹살의 맛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고기 냄새를 맡았는지 주인없는 들개도 나타난다. 이런 야생동물들은 카자흐스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들꽃위에 앉은 들개의 자태가 우아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평소 청소습관이 없는 사람들도 이곳에서는 자연스레 청소를 하게된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존해야 한다는 본능이 마구 샘솟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쓰레기통이 구비되어 있어 처리가 어렵지 않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관리인이 주기적으로 방문해 관리를 하고 들개에게 밥도 준다고 했다.

이 곳까지 오는것은 절대 쉬운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지 알지만 방문하는 사람이 많지 않고, 그것을 이기고 올라온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큰 선물을 주는 아씨고원!

흔한 화장실 하나 작은 건물하나도 없는 이곳에서 내 인생 가장 큰 가슴벅참을 느낄 수 있었고, 대자연의 웅장함에 나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적어도 이 곳만은 지금 모습 이대로 남겨두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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